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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7주년 창립식 격려사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24.05.03 14:51:13 조회 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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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창립57주년 격려사 


  뭇 생명이 자신의 생명력을 온전히 펼쳐내는 아름다운 계절에 반가운 인사를 서로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동안 법사님들을 비롯한 지도자들께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선도 보급과 정통성 유지에 힘써 오셨습니다. 그분들께 고마움과 존경을 올립니다. 

  올해는 국선도 창립 57주년이 되는 갑진년 청룡의 해입니다. 용(龍)은 생명의 근원인 물을 관장하며 하늘로 승천해 비를 내리게 한다고 합니다. 또한 악한 것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로 쓰이기도 하며, 성인이나 도인, 신선을 상징합니다.

  노자는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잘사는 삶이다”라고 했습니다. 노자는 ‘가장 어질고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온갖 것을 가장 잘 이롭게 해주지만, 다투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물기에 가장 도에 가깝다’라고 했습니다.
 
  또 ‘머물 때는 땅처럼 가장 낮은 곳에 머물고, 마음은 깊은 못처럼 고요히 깨끗하나 더러우나 잘 받아들이고, 사람이나 만물과 더불어서는 매우 어질게 하고, 말은 착하고 미덥게 하고, 바르게 할 때는 잘 다스리고, 일은 능숙하게 하고, 움직임은 때에 잘 맞게 한다. 그저 오로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물은 한 없이 낮은 곳으로 흘러 바다에 이릅니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이고 물의 근원입니다. 근원에 이른 물은 짠맛, 一味가 됩니다. 가장 낮은 곳인 바다에서는 더는 흐를 곳이 없습니다. 더 흐를 곳이 없는 바다는 물의 고향이고 근원입니다. 물은 가장 낮은 곳인 근원에 이르면 하늘에 의해서 들려집니다. 바닷물은 하늘의 햇볕이 내리쫴서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됩니다. 이것이 자연의 水昇火降입니다. 불기운이 내려와야 물이 수증기가 되어 올라갑니다. 이것이 용오름이지요. 이 수승화강은 곧 국선도 丹田呼吸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사람도 수승화강이 잘돼야 건강하지요. 사람에게서 화(火)는 마음이니, 마음이 가장 낮아질 때 수승화강이 왕성해집니다. 마음이 가장 낮아질 때 ‘휴거(携擧)’ 곧 ‘하늘로 들어 올려짐’이 이루어집니다. 

  저 높이 있는 백두산 천지의 물일지라도 바다로 흘러 바닷물이 되지 않고는 햇볕에 의해 증발하더라도 구름은 되지 못하고, 안개나 이슬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바닷물은 구름이 되지만, 민물은 안개나 이슬밖에 안 됩니다. 구름은 다시 비가 되어 차별 없이 모든 곳에 내려와 만물을 살립니다. 이것이 구활창생이지요. 

  수련도 물처럼 자연스럽게, 무리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고, 지도자들을 비롯한 국선도인들도 물의 덕성을 본받는 일상을 유지하면, 한없이 낮아져 내가 사라지고 無我가 되고 無念無想이 되어, 근원인 본심의, 무심의 바다에 이르러 하늘에 의해 들리어 如意珠를 얻고 無窮 造化를 부리는 청룡이 되어 비상할 것입니다. 



                                             2024년 4월 20일 
 
                                                          최동춘



덧붙임: 
1. 청산선사께서 서울 종로에 수련원을 열고 국선도 보급을 시작하신 뒤 70년대에 대전, 여수, 광주, 부산의 순으로 수련원이 개설되었는데 청산선사께서 이를 아쉬워하시며 
“우리 국선도가 백두대간을 따라 수련원이 생겼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아서 여려움이 좀 있을 것 같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동안 여러 어려움을 겪어내고 백두대간을 따라서 수련원들이 개설되어 국선도를 보급하게 되었으니 이제 우리 국선도가 순조롭게 발전하리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2. 저희 광주수련원은 1973년에 개설되어 금년에 51년이 되었는데 저희 수련원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에 있어서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40대 중반에 시작해서 80대 중반이 되신 한 회원께서 “이제 계단 오르내리는 일이 쉽지 않아서 집에서 수련하다가 이 생을 마치면 진기단법 도복을 수의로 삼아 입고 저 세상으로 떠나겠습니다.”라고 하셔서 제가 “그러시다면 새 도복을 한 벌 선물하겠습니다.”고 하니 “아닙니다. 그동안 제가 입고 수련하며 정들었던 도복을 수의로 삼겠습니다.”라고 하셔서 아쉬우나 감동적인 작별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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